화평선교회는 이재옥목사님(원로)의 하나님나라 비전에 따라 서울화평교회가 직접 세운 교회들과 그 교회들이 세운 교회들을 포함 18개 교회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소속 교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애를 가지고 서로의 사역에 물심양면으로 협력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2021년 코로나19로 사경을 헤매던 필리핀 오순옥선교사 가정을 우리 교회가 에어 앰뷸런스로 모셔 올 때, 무려 3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후원했던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 낮, 선교회 총회가 서울화평교회에서 열렸습니다. 전국 각 지역에 흩어져 사역하던 목사님 내외분들이 속속 당도하자, 그 교회 담임인 이상헌목사님을 비롯하여 몇 분의 장로님들이 길가까지 나와 멀리서 온 우리들을 환대해 주셨습니다. 지하 식당엔 수십 명의 성도님들이 직접 마련한 성대한 오찬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요즘 서울의 중형 교회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으로서 사역자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정성이 오롯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3층 본당으로 올라와서 예배를 드렸는데, 회장인 연소의 임종만목사님의 은혜로운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이어 각 교회 목사님들이 나와서 지난 한 해 동안의 사역을 보고하고 합심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코로나19라고 하는 암초를 만났음에도 각자 주어진 환경에서 복음을 전하고 사수하기 위해 애쓴 목사님과 사모님들의 노고에 박수로 서로를 격려했는데, 특히 이번에 새로 가입한 남해의 남목사님 내외분이 무척 행복해 하셨습니다.

총회를 마치고 서울화평교회가 준비한 금일봉을 사모님들께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봉투를 받아든 사모님들의 입이 귀에 걸리는 것을 보니, 이 시간이 총회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회장인 연소화평교회 임목사님이 우산을, 두어 달 전에 따님을 결혼시킨 옥룡화평교회 장목사님이 김을, 그리고 아드님을 결혼시킨 원주화평교회 권목사님이 조청을 선물로 준비해 와서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여의도로 향했습니다. 실로 간만의 서울 구경이었는데, 심한 미세먼지와 교통체증 때문에 순천 생각이 간절한 것을 보니 제가 촌놈인 것이 확실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맞은편에 있는 켄싱턴호텔에 여장을 풀고 국회의사당 구경을 하고 진주화평교회 조목사님의 대접으로 인근의 식당에서 맛있는 샤브샤브칼국수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사 후, 멋진 성탄트리로 입소문이 난 여의도현대백화점으로 구경을 갔습니다. 칼바람을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가자 구찌 샤넬 등 세계적 명품 코너가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의 기를 팍 죽였습니다. 그 순간, 무슨 속셈으로 들고 왔는지 옥룡의 엄사모님이 국회의사당서 방문 기념으로 받은 천으로 된 시장바구니를 얼른 감추었습니다.

5층에 올라가 보니 넓은 공간에 세워진 대형 트리를 비롯한 멋진 성탄 장식들이 방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웅장하게 울려 펴지는 성탄 캐럴을 듣고 있노라니 성탄절을 다시 맞이하는 것 같은 감흥이 밀려들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함께한 일행들에게 제가 커피를 대접해드렸는데 만만찮은 가격에 ‘이번 구경이 공짜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용산의 국립박물관 관람 후에 점심 식사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끝마쳤습니다. 약간은 수학여행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참석한 모두가 도전과 위로를 받는 은혜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목회자들이 각개전투를 하면서 개척에 실패하는 이 시대에 화평선교회에 속한 우리는 대단히 행복한 사람들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이 일을 시작하신 서울의 이재옥목사님께 새삼 고마운 마음이 큰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정을 짜고 물 흐르듯 순서를 진행한 총무 서목사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함께 해 주셔서 고마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